[의협]2027학년도 의대 정원 결정에 대한 대회원 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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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0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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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2027학년도 의대 정원 결정에 대한 대회원 서신
존경하는 14만 회원 여러분, 대한의사협회 회장 김택우입니다.
정부는 2월 10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2027학년도 490명 증원을 시작으로 향후 5년간 연평균 668명 규모의 의대 정원 조정안을 확정했습니다.
회원 여러분의 뜻을 온전히 실현하지 못했습니다. 깊이 사과드립니다.
특히 지난 2년간 자신의 인생을 걸고 싸워 온 전공의·의대생 여러분께 선배로서 미안함과 더불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여러분이 외쳤던 의학교육의 질과 미래 의료에 대한 우려는 정당합니다. 우리는 결코 틀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우리의 정당하고 옳은 요구를 정부가 충분히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이점 다시 한번 정부에 강한 유감을 표합니다.
먼저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에 대한 협회의 대응을 간략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추계위원회 대응 경과
추계위원회는 2025년 8월 12일부터 2025년 12월 30일까지 총 12차례 개최되었습니다. 협회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모든 회의록은 공개되고 위원들의 발언 내용도 전체 발언을 기재하는 것으로 협의되었습니다.
하나, 협회는 위원 구성의 문제점을 공식적으로 제기했습니다.
협회는 추계위원회 구성 단계부터 위원 구성의 문제점을 공식적으로 제기하였고 임상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요구했습니다. 위원회 구성 후에도 모든 회의 과정에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문제 제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둘, 협회는 공급추계 2안을 주장하여 의사 부족분의 추계 범위를 최대한 축소하고자 했습니다.
정부가 제시한 공급추계 1안만으로는 해외 의대 졸업자, 정원 외 입학 인원 등이 누락되어 부족분이 과대 추계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협회는 의사인력 유입을 보다 정교하게 추정하여 의사 부족분이 줄어들게 하는 공급추계 2안에 대한 검토를 강력히 요구했고, 결국 이를 공식 논의 주제로 만들었습니다.
셋, 협회는 수요추계 모형의 다양화를 이끌어내어 정부의 성급한 추계 결과 도출을 저지했습니다.
정부는 처음부터 ARIMA 시계열 분석 모형 하나만으로 추계를 진행하려 했습니다. 협회는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기 어려운 ARIMA 모형의 한계를 지적하고 조성법 기반 모형(수요추계 2안·3안)을 함께 검토하도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12가지 수요-공급 조합이 공식 검토 대상이 되었고 언론에 공개된 바 있는 1.8만명 부족이라는 최대 수요 추계치를 산출한 ARIMA 모형(1-1)을 폐기시켰습니다. 향후 보정심에서 정원 증원의 상한 폭을 낮추려는 노력 또한 이로부터 가능해졌습니다.
추계위원회의 추계 결과를 바탕으로 의대 정원 조정안을 확정한 보정심에서 협회는 아래와 같이 대응했습니다.
#보정심 대응 경과
보정심은 2025년 12월 29일부터 2026년 2월 10일까지 총 7차례 개최되었습니다. 협회는 매 회의마다 현장의 우려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설득했습니다. 그리고 회의와 회의 사이에도 모든 채널을 총동원하여 설득 작업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나, 협회는 1차 회의에서 심의기준을 정부가 먼저 공표하도록 요구하여 이를 관철했습니다.
협회는 의대 정원 문제는 단순히 숫자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 의료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어떤 기준에 따라 심의할 것인지 밝힐 것을 정부에게 요구했습니다. 이에 정부는 보정심 1차 회의에서 지역·필수·공공의료 인력 부족 해소, 미래 의료환경 변화 고려, 의과대학 교육의 질 확보, 양성규모의 안정성 및 예측가능성 확보 등의 5대 심의기준을 먼저 확정하여 발표했습니다. 협회는 이를 통해 보정심에서의 논의가 의료가 아닌 정치적 논의로 흐르는 것을 막았습니다.
둘, 추계 기준연도를 2040년에서 2037년으로 단축시켰습니다.
정부가 제시한 최초 추계 기준연도는 2040년이었으나 이 경우 동일한 예측이 단순 반복 적용되어 의사 부족분이 과다 추계될 우려가 있었습니다. 이에 협회는 보정심에서 ‘추계 주기가 5년이므로 2040년을 기준연도로 삼을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2035년으로 기준연도를 삼을 것을 주장했습니다. 논의를 통해 기준연도를 2037년으로 단축시킴으로써 의사 부족분 추계 규모를 대폭 축소시킬 수 있었고, 정부가 내세운 과도한 증원의 근거를 무력화시켰습니다.
셋, 협회는 위 심의기준에 따라 증원 의사 전원에 지역의사제가 적용되도록 관철했습니다.
협회는 보정심에서 위 심의기준의 최우선 고려를 반복적으로 요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2027학년도 이후 증원되는 모든 인원이 면허 취득 후 10년간 지역(도 단위)과 공공 분야에서 근무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확보했습니다. 정부 역시 협회의 요구를 수용하여 증원 인원의 수도권이나 개원가로의 즉시 유입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이를 구조적으로 차단함에 동의했습니다.
넷, 다양한 변수를 반영하여 의사부족분 추계 범위를 축소하고자 하였습니다.
정부에서는 당초 AI생산성 향상 등 불확실한 변수는 시나리오로만 참고하려 하였으나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과 근무환경 변화 등 향후 미래의료에 대한 핵심 변수를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미래 의료환경 변화와 보건의료정책 변화의 시나리오를 복합적으로 반영하여 추계범위를 하향 조정하는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다섯, 협회는 신설될 공공의대·지역의대 정원을 증원 총원 내에 포함시켰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공공의대·지역의대 신설을 공식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만약 의대 신설을 통한 의사 증원분이 이번 보정심에서 확정되지 않으면 추후 정치적 이해관계와 결정에 따라 추계 절차도 거치지 않고 무리하고 과다하게 증원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이에 협회는 보정심에서 공공의대·지역의대가 신설된다 하더라도 이번 보정심 결정에 구속됨을 명확히 할 것을 요구하여 관철시켰습니다. 또한 신설될 공공의대와 지역의대의 정원도 각각 100명으로 정하도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향후 어떤 명목으로도 총량이 추가로 늘어나지 않도록 명확히 못을 박았습니다.
여섯, 협회는 대학별 증원 상한을 설정하여 의학 교육의 질을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교육 관련 기구가 아닌 보정심의 성격상 의학 교육의 질에 대하여는 별다른 관심이나 심도있는 논의가 없을 것이 우려되었습니다. 이에 협회는 의과대학 교육의 질 확보를 5대 심의기준에 포함시키고 ‘24·25학번 더블링으로 이미 한계에 달한 의학 교육 현장에 물리적 수용 한계를 넘는 인원을 무리하게 배정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그 결과 국립대·사립대·소규모 대학별로 차등 증원 상한이 설정되었습니다.
일곱, 협회는 필수의료 기피의 근본 원인과 건강보험 재정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했습니다.
협회는 보정심에서 ‘필수의료 기피의 핵심 원인은 의사 수 부족이 아닌 법적 부담과 저수가 체계에 있다’, ‘큰 폭의 의사 수 증가는 건강보험 재정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는 것을 일관되게 주장했습니다. 대다수의 보정심 위원들은 일정 수준의 의사 증원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협회의 지적 역시 중요함을 인정했습니다. 이러한 논의 경과를 반영하여 정부는 필수의료 적정보상 추진 입장을 거듭 밝혔고 여당과 야당은 일정 조건을 갖추면 의료인을 형사면책하는 내용의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을 3건 발의했습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협회는 위와 같은 과정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정부·국회 여야 인사 면담, 전국의사대표자대회, 의료계 대표자 간담회, 1인 시위, 의료정책연구원 공동 세미나 등 의료계 안팎에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들을 동원했습니다.
그럼에도 부족한 결과였습니다.
대한의사협회 43대 집행부는 거취에 대해 거듭 고심했습니다. 여기에는 집행부 총사퇴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집행부의 공백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보건의료정책 논의에서 의료계 대표가 부재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 검체수탁, 성분명처방, 한의사 x-ray 허용 등은 정부나 국회가 언제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려도 이상하지 않은 위기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개월 간 의료계의 의사결정자가 부재할 경우에 야기될 후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에 43대 집행부는 고심 끝에 엄중한 시기임을 고려하여 주어진 소임을 책임있게 수행하고자 합니다.
참여가 곧 합의는 아닙니다. 보정심의 결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협회의 향후 대응 방향은 아래와 같습니다.
#향후 대응
협회가 보정심 논의 과정에서 요구했던 심의기준은 미래 의료의 유지와 발전을 위한 향후 과제와 사실상 동의어입니다. 이에 우리 협회는 2월 10일 입장문을 발표하여 정부에 의정협의체 구성과 5대 과제의 이행을 공식 요구했습니다.
하나, 협회는 상설 의정협의체 구성을 이끌어내겠습니다.
의료 정책은 하루 아침에 만들 수도, 바꿀 수도 없는 것입니다. 모든 국민이 정책의 대상이 되고 엄청난 비용이 투입되며 미래 세대와도 연계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협회는 정부에 상설 의정협의체를 구성하여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의료 제도 개선에 나서자고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습니다. 협회는 정부가 사실상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통보하는 현재의 정책 결정 구조를 바꾸겠습니다. 이를 통해 의료계와 정부가 전문성, 실효성, 지속가능성을 기초로 대등하게 정책을 협의할 수 있는 상설 협의기구 구성을 이끌어내겠습니다.
둘, 정부에 요구한 5대 과제의 이행을 끝까지 추적하겠습니다.
협회는 정부에 이미 5대 과제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첫째 파괴된 의학교육의 정상화, 둘째 현실적 모집인원 산정을 위한 교육부 정원 배정 감시, 셋째 실질적 권한을 가진 의학교육협의체 구성, 넷째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 전면 개편 및 추계 주기 단축, 다섯째 필수의료 적정보상·의료사고 형사면책 입법 등 필수의료 대책의 즉시 시행, 이 다섯 가지는 반드시 이행되어야 합니다. 협회는 지속적으로 정부에게 그 이행을 요구하고, 경과를 감시하며, 결과를 끝까지 추적하겠습니다.
셋, 지역의사제 운영 세부사항, 건강보험 재정 영향 등 세부 과제 또한 끝까지 챙기겠습니다.
협회는 정부가 약속한 지역의사제가 약속과 같이 운영되는지, 나아가 지역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운영되는지, 무분별한 증원으로 건강보험 재정이 고갈되어 미래 세대에 부담이 되지 않을지 등을 면밀히 살피겠습니다. 세부 과제에 대한 감시를 통해 5대 과제가 바른 방향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넷, 회원 여러분과 대의원, 각 직역 대표자의 총의를 지속하여 모으겠습니다.
협회는 의료 현장의 목소리에서 전문가단체로서 협회의 힘이 나온다고 믿습니다. 협회는 현장과 대의원, 각 직역 대표자의 의견을 모아 향후 대응 방향을 함께 결정하고 정책의 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부족한 결과에 재차 사과드립니다.
그러나 책임을 피하거나 멈추지 않겠습니다. 일방적으로 정책을 강행함으로써 생기는 의료 현장의 모든 혼란은 정부에 책임이 있음을 엄중히 경고하면서 협회는 중요 과제들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이행을 감시하며, 문제를 지적하겠습니다. 맡은 바 직무를 최선을 다해 수행하는 것으로 회원 여러분께 보답하겠습니다.
건국 이래 초유의 의료농단에 2년간 저항했던 회원 여러분들의 불굴의 의지와 희생에 협회장으로서 무한한 존경과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이제는 미래를 생각할 때입니다. 직역과 지역이 다르더라도 한마음으로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를 걱정하는 14만 회원 여러분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낼 때 비로소 정책의 방향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회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2026. 2. 20.
대한의사협회 회장 김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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