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대구 ‘응급실 미수용’ 사망사건 의료진 검찰 송치에 대한 성명서
26
2026.06.16 16:14
첨부파일
-
- 첨부파일: KMA의협회관1.jpg (75.5K)0
짧은주소
본문
[의협]대구 ‘응급실 미수용’ 사망사건 의료진 검찰 송치에 대한 성명서
- 구조적·제도적 실패의 책임을 의사 개인에게 전가해서는 안돼
- 당시 전공의 신분이던 의사까지 송치한 것은 응급의료 현실 외면한 과도한 처사
- 응급의료 붕괴 가속화 우려… 필수의료사고처리특례법 등 법적 보호장치 마련 촉구
지난 2023년 대구에서 추락으로 머리를 다친 10대 학생이 응급실을 찾지 못한 채 안타깝게 사망한 사건과 관련하여, 최근 경찰이 당시 응급실에 근무했던 의사 2명을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우선 대한의사협회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학생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진심어린 위로의 뜻을 전한다.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 깊이 공감하며, 우리 협회 역시 응급의료체계의 정상화를 위해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본질은 특정 의료기관이나 의료진 개인에게 책임을 돌려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 오랜 기간 누적되어 온 우리나라 응급의료 및 필수의료체계의 구조적 한계에 있다. 응급환자 수용은 응급실 의사 개인의 의지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다. 응급처치 이후 수술·입원·중환자 치료를 담당할 배후 진료 전문인력, 중환자실과 수술실 여력, 당직 전문과의 대응 가능 여부, 기존 응급환자 진료 상황 등이 종합적으로 맞아야 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경찰은 응급의료 현장의 특수성과 구조적 한계를 간과한 채, 사후적 결과만을 근거로 의료진 개인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응급의료체계의 작동 원리를 외면한 무리한 수사 판단으로, 국가와 제도가 감당해야 할 구조적 책임을 현장 의료진에게 전가하는 처분에 다름 아니다.
특히 송치된 의사 2명 중 1명은 사건 당시 수련 과정에 있던 전공의 신분이었다. 이러한 전공의에게까지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의료인 수련체계의 현실을 외면한 과도한 처사이며, 필수의료를 선택하려는 젊은 의사들에게 매우 부정적인 신호를 줄 수밖에 없다.
이미 보건복지부는 당시 현지조사 등을 거쳐 관련 병원들에 대해 행정처분을 한 바 있으나, 전공의를 포함한 응급의학과 의사 개인을 수사기관에 고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사건 발생 3년이 지난 시점에 경찰이 의사 개인을 검찰에 송치한 것은, 국가가 해결해야 할 응급의료체계의 문제를 현장에 떠넘기는 행태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번 검찰 송치가 가뜩이나 기피되고 있는 응급의학과를 비롯한 필수의료 분야의 이탈을 더욱 가속화할 것을 깊이 우려한다. 지난 2017년 이대목동병원 사건 이후 소아청소년과 기피가 심화되었던 전철을 다시 밟아서는 안 된다. 의료진이 사법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환자 수용을 주저하고 방어적 진료에 내몰린다면, 응급의료체계의 붕괴는 더욱 빨라지고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무너져 가는 응급의료체계를 다시 세우는 길은 처벌과 책임 전가가 아니라, 의료인이 안심하고 환자를 수용하며 최선의 진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국회는 ▲배후 진료 인프라 및 필수의료 전문인력 확충, ▲중증·응급 진료에 대한 합리적 수가 보상, ▲응급의료 취약지에 대한 실질적 지원, ▲불가항력적 응급의료 사고에 대한 형사책임 면제, ▲필수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과 법적 보호 장치 마련에 즉시 나서야 한다.
대한의사협회는 향후 검찰이 응급의료 현장의 구조적 현실과 특수성을 면밀히 살펴 신중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한다. 응급실 미수용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공동의 과제임을 상기하기 바란다. 협회는 응급의료 제도 개선 논의에 책임 있게 참여할 것이며, 최선을 다한 의료진에게 책임이 전가되는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끝까지 대응해 나갈 것이다.
2026. 6. 16
대한의사협회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